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었다. 우리가 하기 싫은 일들을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라는 것은 아주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해야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을 나도 모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공부를 해야하는 것을 안다. 공부를 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공부는 쉬운일이 아니고,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만하고 사실 공부를 잘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내가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공부를 알아서 한다? 이건 너무 좋다.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삶에서 지루한 부분을 스킵하는 느낌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일은 정말 판타지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다. 습관이란 그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행동인데 어떤 행동을 반복한다고 해서 그 행동을 무의식처럼 계속하게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우리가 회사를 일주일에 5일이나 출근하지만,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행해지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회사에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일단 이런 큰 일들은 습관적으로 행해지기에는 너무 커다란 일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회사에 다니다보면 회사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습관이 다 해줬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예전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유행했을 무렵, 어떤 사람이 하루에 작은 습관 3개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책을 냈고, 많이 팔았던 사람이 있다. 거기서 말하는 게 정말 하기 쉬운 아주 작은 습관을 3가지 만들어놓고 매일 실행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책 한 쪽 읽기, 영어 문제 한 개 풀기 등등 이런 작은 습관들 말이다. 이걸 하면 나중에는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되고, 그래서 나중에는 책을 읽는게 자연스러워 진다나? 그럴 듯 하다. 그런데 정말 환상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애초에 하루에 한 쪽 씩 읽으면 일년에 300페이지 책 한권 읽는다. 이걸로 어떻게 책 읽는게 자연스러워 질 수 있나 싶다. 결국에는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이 읽으려고 하면 또 부담이 된다. 그러다 보면 그 작은 습관 자체가 하나의 부담스라운 일이 되게 된다. 결국 책읽기와 영어 공부는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냥 생각으로 말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해본 일이다. 영어 앱 중에 듀오링고라는 앱이 있는데 매일 매일 하도록 유도하는 앱이다. 그리고 나는 이걸 300일가량 유지한 적이 있었다. 이 300일의 끝에는 과연 영어를 잘하는 내가 있었을까? 아니다 그냥 듀오링고를 300일 지속하고 있는 나 밖에 없었다. 영어를 한 레슨씩 300일 지속했다고 해서 영어 레슨을 하는게 쉬워졌을까? 아니다. 똑같이 힘들다. 물론 앱을 누르는 데에 대한 저항감은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한 개의 레슨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부담이 오는 건 똑같다. 결국 작은 습관이 큰 습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작은 하나의 완전한 행위에 대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공부든 일이든 작은 행위가 아닌 1시간 이상 지속돼야 하는 큰 행위의 습관을 들이려면, 결국에는 그 행동에 몰입하는 수 밖에 없다. 영어로 말하면 'flow', 흐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물론 이 행위들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이 행동들이 거부감이 없었다면, 세상은 더 치열해졌을테니 말이다. 그 행동을 하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시작을 해야한다. 정말 하기 싫지만 해야할 때 우리는 유튜브 숏츠 같은 도파민을 뿜어져 나오게 하는 행동으로 도망가기 바쁘다. 그럴 때 이 흐름으로 들어가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지금 해야하지만 하기 싫은 그 일을 자주 작게 쪼개는 것이다.
만약 회사를 가기 위해 잠자리에 일어나야 하는데 유튜브 숏츠를 계속 보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회사에 너무 가기 싫을 때, 회사에 가는 그 일을 아주 작게 쪼개는 것이다. 회사를 가려면 일단 씻어야 한다. 씻기 위해서는 화장실에 가야한다. 화장실에 가려면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기 위해선 이불 밖으로 나와야한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 위해선 손으로 이불을 잡아야 한다. 이 정도까지 작게 만들었는데도 하기 싫다면 더 작게 결국엔 너무 작아서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작게 만들고 거기서부터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몰입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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